일주일 걸음수를 보았다.
일하는 날들은 2만보가 넘는데 주말은 보다시피 정말 거의 밖을 안나가는 사람같다.
단순하게 내가 주말에 게을러서라기 보다는
주중에 너무 많은 활동량으로 몸이 지쳐서 움직여지지가 않는다.
일단 한 달은 넘게 일을 하면서 계속 지속할 수 있는 일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 일에 대해서 큰 그림이 있다면 있다.
내 다음으로 새로 들어올 사람을 위해서든
내가 나갈 때 수월한 인수인계를 위해서든
지금 배우고 알아가고 있는 이 세트 무대 조립팀의 일에 대해서 정리하고 있다.
더 효율적으로 일을 배우고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누가 시킨거냐고 물어본다면
그렇게 뚝딱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에
시켜도 하지 않을 짓일 수도 있다.
주말에는 그래도 시간이 생겼기에 작업실에 당연히 출근했다.
토요일은 도착해서 작곡 시도를 많이 했고,
일요일은 영상편집을 하면서 작업실 청소도 함께 했다.
작업실 청소는 무려 한 달 렌트비를 10만원 깎아주는 대가다.
남들이 쓰고 버린 것들을 치우는 일.
청소라고 하는 이 일은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근데 요즘 시급으로 비교한다면
시간당 5만원을 버는 수준이다.
30분이면 일주일 치 청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두 시간 투자로 10만원을 버는 셈이니까.
주말에 쓴 외식비용은
햄버거 랑 빵으로 약 15,000원
국밥으로 10,000원
외식은 정말 비싸다..
평소에 5,000원짜리 구내식당을 좋아하게 되는 이유다.
내 삶의 구원을 위해서 내가 해야하는 일이 무엇일까?
분명하게도 음악으로 아웃풋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일이다.
나에게 더 필요한 건 시간일 수도 있는데
시간이 정말 많았던 지난 10개월 동안 나는 시간을 100% 활용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음악에 더 깊은 집중력을 가질 수 있을까?
요즘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은
틈틈이 음악 관련한 강의들을 보고 있다.
정확하게는 다른 아티스트들이 작업하는 방식들을 훔쳐보고 있다.
그들이 음악을 만들고 즐기는 방법을 보고
그들의 신념을 보고 듣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구경하고 있다.
그들은 어떠한 계기로든 대중들에게 사랑받았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정말 오랜 시간동안 치열하게 살아왔다.
나 또한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매일매일 더 음악에 가까울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지금은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솔직한 내 생각들을 좀 적어보려고 한다.
최근 수능을 본 아는 동생이 있다.
그는 시험을 망쳤다고는 하면서도
꽤 괜찮은 국립대학교에 모든 과에 합격할 정도의 성적은 거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어떤 과를 가고 싶은지 물어봤는데
생각보다 정말 다양한 학과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로스쿨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당장에 학비와 생활비도 벌고 싶어했다.
내가 그 이유와 어떤 면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 물어봤더니
가장 리스크를 줄이고, 시간 투자에 대한 손해를 줄이기 위한 진로라고 했다.
그리고 집에 있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기에 밖에 나가서 혼자서 살고 싶은 것 같았다.
나는 대학을 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수능을 준비하기 전부터 조언을 했었다.
하지만 대학을 가야만 하는 이유는 부모님과의 관계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였고,
본인이 대학을 다니고 있는 것에 간판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물론 자세한 그의 사정을 알 수 없었지만
결국에 자신도 사업을 할 것이고, 주식을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을 보면
지금 가장 큰 리스크는 대학 그 자체라는 것이 보였다.
사업도 주식도 대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사업은 그야말로 실전으로 배우고 실패하면서 나아가야 하는 분야이고
주식은 이미 대성공한 세계의 투자자들이 보여주듯
세계의 명문대학교를 나와서 월스트리트로 나가는 투자자들이 다 무너지는 시장이다.
본인 스스로도 앞뒤가 안맞는 아이러니한 선택인 것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난 솔직하게 말해주긴 했지만
나도 한 고집을 하는 사람으로서
당장 내가 맞다고 생각한 길을 결국엔 가게 된다.
나중에 가서 후회하는 건 본인의 책임이고, 그 무게 또한 스스로 견뎌내야 한다.
그리고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또 대단한 결심과 노력을 해야만 한다.
나에게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고,
내가 상상하지 못하던 세계의 방식과 방법을 외면했었다.
내 지식의 한계 안에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대로 살아왔다.
그게 틀렸었냐고 물어본다면
아니, 틀리지 않았다.
다만 결국 나는 갈 길을 가게 된다는 것 밖에는 아는 게 없을 뿐이다.
지금도 여전히..
잠시 뒤를 돌아보면 내가 지금에 와서 가치가 있게 느껴지는 것들은
순수하게 내가 시간을 많이 투자했던 일들이다.
부끄럽게도 그 마저도 과정을 견디기 힘들어서 도망쳤던 일들이다.
나는 매일매일 청소하며 반복되는 삶을 살기 싫어서
민박에서 편의점으로 도망쳤다.
편의점도 다를 게 없었고, 더 큰 노동력을 필요로 했었다.
그래서 카페로 도망쳤다.
그것도 나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또 도망쳤다.
결국 또 도망쳤고, 난 음악으로 왔다.
아직 나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도망치고 또 도망친 결과 나는 이전보다는 더 오랫동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일이 현실적인 것을 모두 뒷받침해주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다른 일을 또 다시 끌어들였다.
근데 신기하게 내가 도망쳤던 모든 일들의 과정 속에서 나는 성장하고 있었다.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배웠고,
내가 해볼 수 있는 것들을 도전했었다.
사실 도망이 아니라 내가 다음으로 가야할 단계들을 찾으면서
앞으로 나아갔던 건 아닐까 생각도 한다.
내가 눈 앞에 보는 것들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면서
난 계속 나아갈 것 같다.
내가 뭘 해야할 지 계산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앞에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하면서 그냥 앞으로 가기로 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기로 했다.
작곡을 하고, 가사를 붙이고, 내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
글을 쓰고, 세상에 내놓고
영상을 만들고, 세상에 내놓고
난 계속해서 세상에 내 흔적들을 남기고 있다.
그 방식이 달라지긴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점점 알아가고 있다.
난 여전히 건축에도 관심이 있고, 발명에도 관심이 있다.
내 생각들을 계속해서 메모하고 있고
난 결국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세상에 내놓는 일을 하고 싶은 것 같다.
이 세상에 없는 것들을 내 마음대로 만들어보고 내놓는것
그게 내가 어릴 적에 봤던 에디슨이라는 책에서 배운 것이었고
내가 동경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습이었다.
둘 다 인간적으로는 존경받지 못할 부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나는 좀 더 인간적이고 싶다.
이 말 또한 앞뒤가 안맞는 아이러니한 말일 수 있다.
세상을 바꿀 정도의 몰입(flow)을 해야하는 사람이라면
눈 앞의 가정에 도움이 될 만한 습관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나와 가정을 위해서 정말로 필요한 습관인 것은 분명하다.
어느정도의 몰입은 이 세상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요건임이 자명해지고 있다.
난 계속해서 그 분야로 뛰어들고 있다.
이 세상에 나를 표현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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