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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일상

건축의 리모델링, 음악에서는 편곡

깐두 (DOO KAHN) 2024. 8. 23. 09:16

내 전공은 건축공학전공이다. 

건축하면 익히 떠올리는 건축설계를 꿈꾸며 대학교에 들어갔다.
첫 날에 조교가 "이곳은 건축'학'이 아닌 건축'공학' 이다" 라는 말을 필두로 나에게 잘못 왔다는 신호를 보내줬다. 

물론 나는 학교 생활동안 원래 흥미가 있던 건축학에 대해서 공부를 개인적으로 더 열심히 했다.
하지만 누가 가르치느냐에 따라서 방향부터가 틀렸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이제와서 나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유현준 건축가의 책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목차를 보면 유현준 건축가의 유튜브채널 '셜록현준'에서 많이 다룬 주제들이 눈에 띈다. 

이제 고작 100페이지 남짓 읽었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학교 건축과 교도소 건축이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런 학교에서 똑같은 옷을 입고 12년을 꼼짝없이 보내야 한다는 점 
일단 가두어 놓고 잘 관리해야한다는 시각에서 바라보는 학교관리부서.

책을 읽어보면 새로운 학교 건축 디자인을 보내주면 결국에는 다른 학교와의 형평성을 위해서 도전을 무르게 만든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나, 
앞으로 발전의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음에도 시도하지 않는 것은
지금 이대로 쭉 살아가겠다는 뜻과 다름이 없다. 
난 지금 음악을 하고 있지만 건축에도 관심이 여전히 많이 생기는 이유가 있다. 

공간에는 내가 손이 닿고, 내가 편한대로 살아가는 만큼 
나 자신과 많이 닮아있다. 

실용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나, 
예쁘게 꾸며진 것을 좋아하는 나, 
요리를 즐기는 나, 등

공간은 존재함으로써 나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피해를 주기도 한다.

공간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간과 건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

그것을 충분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건축을 할 기회가 많지 않다. 

대신 리모델링은 나 스스로 인테리어에만 좀 신경을 쓰더라도 가능한 것이다. 

가구 하나라도 내 생각과 내 스타일대로 놔두면 그게 리모델링이다. 

유현준 건축가의 '어디서 살 것인가' 띠지

건축 리모델링은 원래 있던 건물의 뼈대는 그대로 두되, 내 외부의 모습을 새롭게 치장하는 것을 말한다.

그 말은 구조적인 변화는 아무리 해도 한계가 있기에 원래 있던 멜로디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 건물을 만들어낸 건축가의 생각을 먼저 헤아려 보고, 

그 안에서 나의 최선의 모델을 생각해서 함께 연주를 하는 셈인 것이다. 

이번달 말까지 기한인 김광석 리메이크 뮤지션 모집 또한 같은 맥락이다.

'사랑이라는 이유로'의 특성을 깊게 헤아리고, 물론 가사의 변동은 큰 리스크가 있다. 

뼈대를 흔드는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분위기와 스타일은 나 자신의 색깔을 입혀 곡을 리모델링하는 느낌이다. 

이 노래를 잘 리모델링하기 위해서는 원곡의 노래를 우선적으로 잘 느껴봐야 하고,

거기에서 나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는 부분, 바꿔볼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추가해보면 되겠다. 

나중에 유튜브에 올리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