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스튜디오가 시야에 들어오게 하는 방법!
도면을 잘 보고 기본의 기준점을 알아야 한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 같은 시야를 가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어쩔 수 없이 동반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그런 노력을 하며 10년 이상 20년 가까이 일을 해온 팀장님들은 시야가 넓고 일의 과정과 순서가 훤히 들여다 보일 것이다.
뭐 무슨 일이든 그게 정상이다.

세트가 완성된 것만 보면 그 과정을 조금도 상상하지 못한다. 마치 화장한 사람의 생얼을 상상하기 힘든 것과 같다.

흔히들 ‘어차피 노가다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지만
사실 여기에도 큰 가치가 있다.
만약에 여기 있는 사람들이 싹 사라지고
새롭게 다른 곳에서 팀장급 사람과 일용직을 고용한다고 하면 하루에 일용직만 650만원 수준의 인건비를 써야한다.
그러고도 제시간에 일을 마치는 게 어렵다.
’에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라고 말할 것 같은데, 이는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무대 조립팀 회사가 입찰로 인해 바뀔 때 그런 일이 일어났었다. 단체 파업같은 행위로 모든 직원들을 3개월 월급을 보장하며 고용승계를 거부하라고 했었다고 했다.
물론 지금에 와서야 어차피 같은 일을 해야할 거라면 연차 보장이 되도록 일을 이어가겠지만, 그땐 뭘 모르고 다 빠졌더랬다.
그렇게 팀장급 세트목수와 일용직 낮에 10명 밤에 15명을 일당 30만원을 줘가며 세트를 지었다고 했다.
주간근무, 철야근무도 있으니까
하루에 600만원 이상씩 쓰며 한 달에 무려 2억이 훌쩍 넘는 돈을 썼다고 했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지금은 하루 근무에 낮에 4명~8명 밤엔 4명 정도를 쓴다.
그럼 그때에 비해서 훨씬 인건비도 덜 나갈 뿐더러
더 많은 프로그램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가 있다.
나는 지금 하루에 8만원 꼴을 받는다.
그래도 최대한 여건을 보장해줘서 10만원까지도 계산할수도 있는데.. 일용직으로 온 사람에 비해서 엄청나게 싸다.
난 일을 하면서 돈에 맞춰 일하지 않는다.
내가 8만원을 받는다고 스스로 8만원 인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30만원을 받는 사람처럼 몸도 머리도 쓰며 다방면으로 노력을 한다.
근데 여기 세트팀에서 처음엔 팀장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나에게 일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고 그저 욕만 싸질렀다. 누가 처음부터 다 알겠는가?
가르쳐주고 못하면 뭐라해도 할 말이 없는데
가르쳐주지도 않고 답답해하면 나는 더 답답해 미친다.
뭐 스스로도 여유가 없으니 욕을 하는거겠지
그리고 좀 어이가 없는건
난 매일 출근하면서 스튜디오를 다 돌아본다.
구르마를 체크한다.
근데 일을 시작하며 필요한 구르마가 없었을 때
대뜸 욕을 한다.
’일을 시작할 때 싹 돌아보고 어디에 뭐가 있는지 체크하고 미리 준비를 해야지‘ 라고.
출근도 쪽문으로 하고 회의시간까지 내내 누워있는 사람이 말하니 정말 기도 안찼다.
그리고 하루는 팀장이 퇴근을 하니 그 아래도 줄줄이 퇴근을 했다.
예정시간보다는 빨랐다 10분 정도?
그리고는 다음 날에 누가 그렇게 빨리 퇴근을 하라그랬냐며 뭐라 한다.
팀장은 빨리 퇴근해도 책임을 질 수 있으니 괜찮다고 한다.
팀장이 아닌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빨리 가는거냐 뭐라한다.
대체 이상한 것만 배우고 일을 그렇게 열심히 따라하며 배우란다.
그치만 이 말 조차도 나에게 뭐 하나 가르쳐준 적 없는 사람이 누구보다 빨리 퇴근하는 사람이 누구보다 근무시간에 누워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에게 들으니 정말 귓등으로도 안들렸다.
최소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하려거든
본인이 그 자격을 갖춘 사람인지는 스스로 돌아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지성으로 잔소리를 하고 갈구는 것보다 근거 있게 정확한 피드백을 해주는 게 더 일을 잘하게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하긴 그렇게까지 할 정성이었으면 팀장이 됐어야겠네..
그냥 같이 일만 해도 존경심이 우러러 나오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력을 갖추고, 필요할 때 필요한 걸 정확히 전달하는
그런 사람.
그리고 실제로 스스로도 그걸 잘 지키는 사람.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러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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